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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하 시인 詩心 世界■···이슬 같은 인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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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회 81
  • 2026.10.30 19:28
▲ 하늘시인 이영하
 
 
 
이슬 같은 인생
 
 
(시인 이영하)
 
 
새벽 풀잎 끝에
물방울 하나가 매달려 있다.
어둠을 견딘 흔적인지
밤새 내려앉은 숨인지
나는 이름을 붙이지 않는다.
 
손가락 하나만 닿아도
둥근 몸은 금세 흙으로 떨어진다.
그 짧은 생이 왜 저토록 맑을까.
 
사람도 한때는
제 몸 하나 가누지 못하다가
누군가의 손을 잡고 자라고
마지막에는 쥐었던 것들을 하나씩 놓으며
처음 왔던 자리로 돌아간다.
 
남는 것은
살았던 날의 숫자가 아니다.
새벽 풀잎을 적시고 간
작은 흔적 하나,
누군가의 목마른 하루에
건너간 한 모금의 물,
 
나는 그것이면 충분하다고
오늘 이슬 앞에서
오래 서 있었다.
 
 
 
(시작 노트)
 
이 시에서 이슬은 ‘인생은 짧다’는 단순한 비유가 아니라 붙잡을 수 없는 존재의 형식입니다. 손가락 하나에도 떨어지는 물방울을 바라보며, 인간 역시 살아가는 동안 움켜쥔 것들을 결국 놓게 된다는 사실을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삶의 가치를 연수나 성취의 크기로 세지 않고 누군가에게 건너간 작은 흔적으로 옮겼습니다. 이슬의 짧은 생명과 인간의 한 생을 직접 겹치기보다 장면과 감각을 통해 서로 비추도록 했습니다.
 
 
〔mailnews7114@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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